본문 바로가기

국내 최장 보령-태안 해저터널… 꿈이 현실이 되는 바닷속 세상
바닷속에 도로가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어린 시절 한 번쯤 생각해 봤을 법한 상상이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그 주인공은 현대건설이 2010년 12월부터 시공 중인 보령-태안 해저터널. 6.927㎞ 규모의 해저터널을 포함한 ‘보령-태안 1공구 현장’은 충남 보령시 신흑동 대천항과 오천면 원산도를 잇는 총 연장 7.985㎞의 왕복 4차로 공사입니다.
하루에 최대로 뚫을 수 있는 터널의 깊이는 암반의 질이 좋을 경우 최대 3m가량. 해수면에서 최대 깊이 80m의 해저 지반을 뚫어 길을 내는 작업이기에 공사 내내 현장은 바닷물과의 전쟁이었습니다. 현대건설은 해수의 유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멀티 그라우팅(IMG: Intelligent Multi Grouting)’ 시스템을 개발하여 현장에 성공적으로 적용했습니다.


국내 최장 해저터널 현대건설에 한계란 없다
시민들의 관광 편의를 높이고, 서해안 지역 주민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된 국도 77호선 ‘보령-태안 도로’. 서해안의 새로운 관광루트가 될 해저터널 양방향은 2019년 6월 10일 관통되고 보령 원산도~태안 안면도를 잇는 해상교량은 같은 해 12월 26일 개통되었습니다. 해저터널이 전면 개통되면 충남 보령에서 태안까지 차량으로 1시간30분 남짓 걸리던 거리가 단 10분으로 크게 줄어듭니다. “충남 서해안의 관광지도가 바뀐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도로가 지나는 원산도와 안면도 등의 지역에는 전망대, 리조트 등 관광 인프라가 속속 들어서고 있습니다. 수도권과 대전, 세종 등에서의 접근성이 좋아지며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 때문입니다.
서해안 관광시대를 여는 보령-태안 도로공사는 1공구(보령 대천항~원산도) 6.9㎞ 해저터널 공사와 2공구(원산도~태안 영목항) 1.8㎞ 해상교량 및 5.4㎞ 접속도로 공사로 나뉘어 턴키(설계•시공 일괄) 방식으로 발주됐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뜨거운 격전지는 2009년 발주 당시 국내 토목공사 중 최대 규모(공사 추정 금액 3968억1000만원)인 1공구. 국내 유수의 건설사가 대거 참여했을 만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현대건설(지분율 42%)는 계룡건설(20%)•삼부토건(13%) •범양건영 등 5개사(25%)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양 생태계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시공성과 경제성이 우수한 설계 및 공법을 제안하며 승리를 거머쥐었습니다.


보령-태안 1공구 현장의 해저터널 조감도

[ 보령-태안 1공구 현장의 해저터널 조감도 ]


최대 80m 해수면 아래에서 이뤄진 최고 난도 공사
보령-태안 도로공사 1공구는 충남 보령시 신흑동과 오천면 원산도리 간 7895m에 총연장 6927m의 해저터널과 1058m의 접속도로를 왕복 4차로로 조성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현대건설이 시공 중인 해저터널은 일본 도쿄 아쿠아라인(9.5㎞), 노르웨이 뵘라피오르(7.9㎞), 노르웨이 에익순(7.8㎞), 노르웨이 오슬로피오르(7.2㎞)에 이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길고 국내에서는 최장 터널입니다. 대부분의 공정이 최대 80m 해수면 아래에서 이뤄져 토목 공사 중 최고 난도로 꼽힙니다.
화려한 수식어만큼 현장에는 다양한 기술이 적용됐습니다. 해저터널 굴착에는 사전 지질 조사를 토대로 ‘발파식 공법(NATM: New Austrian Tunneling Method)’이 채택됐습니다. NATM은 단단한 암반에 구멍을 내 화약을 장착한 후 폭발시켜 암반을 뚫는 공법으로, 현장의 지형과 경제성을 모두 고려한 최상의 선택이었습니다.


락볼트 천공 모습

[ 락볼트 천공 모습. 락볼트란 터널 굴착 시 암반에 구멍을 뚫고 끼워 넣는 철근 볼트로, 암반 지지력을 강화시켜 터널 붕괴를 막는다. ]


또한 현장은 바닷물 유입에 따른 위험을 배제하고자 위험 구간 굴착 시 단계별로 안전 작업을 실시했습니다. 전방 200m에서는 탄성파(힘에 의한 진동)를 통해 특이지층대의 3차원적 위치와 암반 강도를 파악하는 ‘TSP(Tunnel Seismic Prediction) 탐사’를 진행하고, 전방 50~100m에서는 암반을 시추해 분석한 후 지질 이상대(異常帶)를 사전에 확인하는 ‘선진수평 시추’를 수행했습니다. 막장 20m 전방에서는 암반에 작은 구멍 3개를 뚫어 해수 용출 유무를 조사했습니다. 이때 1공당 1분에 4l, 3공당 1분에 8l 이상 해수가 용출되면 현대건설이 개발한 건설 신기술 제718호 ‘인텔리전트 멀티 그라우팅(IMG: Intelligent Multi Grouting)’ 시스템이 가동됐습니다. IMG 공법은 기존 ‘차수 그라우팅(높은 압력으로 시멘트와 물을 혼합한 시멘트액을 뿌려 해수를 차단함)’ 공법의 진화된 버전으로 그라우팅 시 압력과 유량을 시스템에 의해 일정하게 제어할 수 있어 대규모 지반 보강 시 우수한 품질 확보가 가능하고, 공사 기간 및 공사비 절감에 도움됩니다. 덕분에 현장은 단 한 차례의 해수 유입 없이 해저터널의 양방향 굴착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해저터널 양방향 관통 직전 사진

[ 해저터널 양방향 관통 직전 사진 ]


현대건설 대표 지하공간 프로젝트
보령-태안 1공구는 ‘가장 안전하고, 완벽한 품질의 현장’이라는 목표 아래 혹시라도 있을지 모르는 막장 붕괴와 해수 유입에 철저히 대비했습니다. 태풍과 폭설, 풍랑 등 악재가 될 수 있는 수많은 기상 변수를 사전에 분석하고, 침수에 따른 대책 방안을 매뉴얼화하고 사고 대비 모의훈련을 수시로 진행했습니다. 작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안전관리도 빈틈이 없었습니다. 현장 입구에는 작업자 현황판과 CCTV를 설치해 현장 사무실과 스마트폰에서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해수 유입 시 작업자가 언제든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현장 시점과 종점부 2개소에 높은 수압에도 견딜 수 있는 특수 방수문을 설치하는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던 도서지역을 하나의 생활•문화권으로 묶으며 서남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디딤돌이 될 보령-태안 1공구 현장. 현장 직원들은 “우리 현장은 국내 해저터널의 시공 능력과 기술력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면서 “현대건설 대표 프로젝트로서 향후 해저터널 등 지하공간 수주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