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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는 5개의 항구가 있는데, 그중 부산항 신항은 국내 단일 컨테이너터미널 중 최대 규모입니다. 부산항 신항은 부산 강서구 가덕도 서측과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천동 동측 일대에 위치해 있으며, 북·남·서컨테이너터미널로 나뉘어 개발 중입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부산항 신항 서컨테이너터미널(2-5단계)(이하 ‘부산신항 서컨 2-5단계’) 확장공사는 대형 컨테이너선이 접안할 수 있는 컨테이너 부두를 신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현대건설은 서컨테이너터미널의 5개 선석(Berth, 선박을 계류하는 접안 장소) 가운데 1개 선석(350m 규모)을 맡았습니다.


3만TEU급 컨테이너선이 접안되는 ‘슈퍼 터미널’

부산신항 서컨 2-5단계 확장공사 현장에는 남다른 스케일의 자재와 인력이 투입됐습니다. 현장은 향후 컨테이너선 대형화에 따른 크레인의 하중 증가에 대비하고, 3만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접안이 가능하도록 ‘슈퍼 터미널(Super Terminal)’을 건설했습니다. 3만TEU급 컨테이너선은 전장 493.2m 형폭 64.1m 만재흘수(최대 적재량을 실은 상태에서 선체가 물속에 잠기는 깊이) 17.5m에 달합니다. 현장은 해저 DL.(-)20m까지 수심을 확보하고, 1000년 빈도의 지진이나 100년 빈도의 설계파랑(해양 구조물 및 항만 설계 시 적용하기 위한 기준 파랑)에도 견딜 수 있도록 7000t급 광폭 케이슨 16함을 제작해 안벽(컨테이너선이 접안될 경계선)의 하부 구조물로 사용했습니다. 케이슨 1개의 크기는 폭 42.5m, 길이 21.6m, 높이 22.1m로 아파트 8층 높이에 맞먹습니다.

웅장한 크기의 케이슨을 제작하고 설치하는 일은 현장의 메인공사인 만큼 까다로운 공정이었습니다. 현장은 육상에서의 케이슨 제작 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제작 완료된 케이슨을 해상으로 이동·거치하는 기간을 줄이고자 초대형 플로팅 독(Floating Dock)을 활용한 시공법을 택했습니다. 플로팅 독은 대형 선박 건조를 위해 조선소에서 사용하던 것으로, 하부에 설치된 해수 탱크로 부력을 조절해 자체적으로 물속에 가라앉았다가 다시 떠오릅니다. 파도 등 날씨와 상관없이 수평을 항상 유지해 해상 공사의 최대 약점인 ‘작업 일수 부족’ 현상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현장은 플로팅 독을 케이슨 제작장으로 활용했다. 사진은 제작된 케이슨을 예인(Dock Out)하는 모습.

현장은 플로팅 독을 케이슨 제작장으로 활용했습니다. 사진은 제작된 케이슨을 예인(Dock Out)하는 모습. ]


현장은 플로팅 독을 ‘케이슨 제작장’으로 활용해 2.6개월에 4함씩(1Cycle) 케이슨을 제작했습니다. 4함이 완성되면 플로팅 독을 가라앉히고, 자체 부력으로 물에 뜬 케이슨을 예인해(Dock Out) 원하는 위치에 병렬로 거치시켰습니다. 이 과정에서 강풍, 너울성 파도 등 여러 환경적인 어려움을 겪었으나 플로팅 독 시공법으로 당초 12개월로 예정돼 있던 케이슨 제작 기간과 거치 공기를 한 달여 앞당길 수 있었습니다.


플로팅 독에서 제작 중인 케이슨을 촬영한 항공 사진

플로팅 독에서 제작 중인 케이슨을 촬영한 항공 사진. ]


철저한 공정·품질관리로 공기&원가 절감

부산신항 서컨 2-5단계 확장공사의 자랑거리는 철저한 공정 및 원가관리입니다. 공사 초기에 대형 자재가 적기에 투입되는 것이 전체 공사의 성패를 가른다고 판단한 현장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각고의 노력을 펼쳤습니다. 일례로 컨테이너 크레인의 레일 기초에 계획됐던 강관파일의 규격(직경x두께)은 1200x20t. 현장은 관련 부서와 자재 반입을 위해 협의하는 과정에서 현대건설 쿠웨이트 현장에 잉여 자재가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시공성 및 구조 검토를 마친 후 발주처를 설득해 강관파일 규격을 1066.8x21.4t으로 상향해 설계를 변경했습니다. 그 결과 강관파일의 강도가 증가해 구조 안정성이 높아졌으며, 원자재 확보에 2.5개월, 가공 작업에 1개월 공기를 단축했습니다. 회사의 잉여 자재를 활용함으로써 자재 원가를 절감한 것은 물론입니다.

품질관리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넌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습니다. 컨테이너를 선박에 싣고 내릴 때 사용되는 크레인 레일 기초용 강관파일은 상당한 하중을 견뎌야 하는 중요한 구조물입니다. 크레인 레일 기초 공사에서 이슈는 용접이었는데, 현장은 유사한 시공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터빈 및 기초구조물 EPC 현장과 본사 유관 부서에서 기술을 지원받아 용접 품질을 높였습니다. 또 항타 작업 중에도 설계와 다른 기초 지반·지층이 출현하면 즉시 시추 조사를 진행해 안정성을 확인하는 등 품질과 안전에 만전을 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