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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를 가로지르는 36.1㎞ 바닷길, 현대건설이 열다
쿠웨이트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탄생했습니다. 수도 쿠웨이트시티와 수비야 지역을 연결하는 총연장 36.1㎞의 초장대교량이 현대건설의 기술력으로 개통한 것입니다. 쿠웨이트 선왕의 이름을 땄을 정도로 중요한 국책 사업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공사는 쿠웨이트 정부와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2019년 5월 1일 준공식을 가졌습니다.


공사비 2조1000억원, 메가 프로젝트!
쿠웨이트국제공항에서 30분가량 달려 도착한 슈웨이크(Shuwaikh) 항구. 눈이 부실 정도로 푸른 쿠웨이트만(灣)이 펼쳐지는 이곳에 현대건설이 준공한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Sheikh Jaber Al-Ahmad Al-Sabah Causeway)가 있습니다. 쿠웨이트 남쪽에 위치한 수도 쿠웨이트시티와 북쪽 수비야를 가로지르는 이 긴 다리는 한눈에 다 볼 수 없을 정도로 바다 북쪽을 향해 쭉 뻗어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수비야 신도시 개발을 통해 국가를 균등하게 발전시키겠다는 쿠웨이트 정부의 계획 아래 발주됐습니다. 발주처인 쿠웨이트공공사업성(Ministry of Public Works)은 슈웨이크 자유무역 지역과 북부의 수비야 지역을 가로지르는 메인 구간(36.14㎞)과 슈웨이크 자유무역 지역과 북서부 도하 지역을 잇는 연결 구간(12.43㎞) 등 세계에서 가장 긴 해상교량(48.57km)을 짓는 프로젝트를 2010년 1월 발주했습니다. 현대건설은 국내외 다양한 장대교량 공사 경험, 다수의 쿠웨이트 공사 실적 등을 내세워 같은 해 10월 26억 2000만 달러(약 2조7000억 원) 규모의 메인 구간을 현지 업체(콤바인드 그룹)와 공동 수주했습니다. 전체 공사비 중 주간사인 현대건설의 비중은 78%인 2조1000억 원. 이는 1984년 리비아 대수로 공사 이후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해외 토목공사로는 최대 규모입니다.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드론으로 촬영한 현장 전경 ]


돛단배 형상의 고난도 ‘비대칭 사장교’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현장(이하 ‘KUSCA 현장’)은 총 연장 36.1㎞(해상 27.5㎞, 육상 8.6㎞), 왕복 6차로(비상차로 2개 포함 시 8차로)의 해상교량, 약 33만㎡의 인공섬(남북 각 1개소)과 건물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공사는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하는 패스트트랙(Fast Track)으로 진행됐으며, 덕분에 당초 7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던 공기가 66개월로 확 줄었습니다. 현장의 준공으로 쿠웨이트시티에서 수비야까지 20분 남짓(기존 70분 소요)이면 주파할 수 있게 됐습니다.
프로젝트의 하이라이트는 주교량(Main Bridge)입니다. 해상교량에서 가장 중앙에 위치한 주교량(340m)은 쿠웨이트의 상징인 돛단배를 형상화하기 위해 비대칭 사장교로 지어졌습니다. 교량 상판과 주탑을 케이블로 대칭되게 연결하는 사장교는 대형 교량에서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상판에만 케이블을 연결하는 비대칭 사장교는 극히 드뭅니다. 현장은 주교량이 사막의 고온과 해수, 강풍을 견딜 수 있도록 각종 안전실험에도 힘을 쏟았습니다. 해외 저명한 설계사와 독립 주탑 모형실험을 시행하고, 현대건설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국내 유수 대학들과 풍동실험을 하며 교량의 안전성을 높였습니다.
차량 통행로가 될 교량 상부공(Superstructure)에는 품질 향상과 공기 단축을 위해 첨단 기술들이 도입됐습니다. 교량 상판이 될 콘크리트 박스 거더(Pre-Stressed Concrete Box Girder)는 수비야에 위치한 상부공 제작장(PC Yard)에서 생산한 후 현장으로 이동해 일괄 거치하는 PC(Precast Concrete) 공법으로 제작됐습니다. 현장은 폭 17m, 높이 4m, 길이 60m의 박스 거더를 이틀에 하나꼴로 제작해 해상으로 옮겼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로 꼽히는 1800t 콘크리트 박스 거더 거치에는 FSLM(Full Span Launching Method) 공법이 적용됐습니다. FSLM 공법은 사전 제작된 1경간(교각간 거리)의 교량 상판을 해상으로 가져와 일괄 시공하는 시공법입니다. 현장은 2200t급 플로팅 크레인(Floating Crane)과 론칭 갠트리(Launching Gantry) 등 각종 중장비를 제작해 수심에 따라 적합한 설치 방법을 반영했습니다.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FSLM 공법으로 콘크리트 박스 거더를 설치하는 모습 ]


현장은 일반 건물의 높이를 뛰어 넘는 최대 길이[ 현장은 일반 건물의 높이를 뛰어 넘는 최대 길이 70m(직경 2.5~3m)의 해상교각 1160개를 설치했습니다. ]


교량 남측과 북측 중간 지점에는 약 33만㎡ 규모의 인공섬 2개가 조성됐습니다. 인공섬에는 총괄관리본부, 방재유지관리, 구호시설, 하수처리장, 변전소 등이 들어섰습니다. 섬 외곽에는 순환도로를 시공해 섬 내부와 외부를 조망할 수 있게 했으며, 향후 마리나 시설까지 갖추면 쿠웨이트의 대표 명소가 될 것입니다.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는 슈웨이크 자유무역 지[ 현장은 33만㎡ 규모의 인공섬 2개소(북측/남측)도 공사했습니다. 사진은 남섬. ]


4교대로 24시간 현장을 밝히다
쿠웨이트의 자연환경은 현장 직원들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육지에서 수십km 떨어진 해상에서 진행되는 공사인데다 여름철에는 최고기온이 50도를 훌쩍 넘기 때문. 교각 위에 길이 60m, 중량 1800t에 이르는 상판 958개를 거치하는 공정의 경우 근로자들은 약속한 공기를 맞추기 위해 더위와 싸우며 4교대로 작업했습니다. 24시간 현장의 불을 밝힌 결과 3년 만에 공정을 마쳤으며, 발주처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게 됐습니다.
현재 KUSCA 현장 전 구간에는 쿠웨이트에서는 처음으로 지능형 교통 시스템과 원격제어 관리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다리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현장 직원들은 “이번 프로젝트로 쿠웨이트를 넘어 전 세계에 현대건설의 명성을 알리게 됐다”면서 “향후 중동 지역에서 추가 발주 예정인 공사들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고 현대건설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준공한 쿠웨이트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이 프로젝트는 중동에서 가장 긴 다리이자 쿠웨이트의 대표 랜드마크로 건설 역사에 당당히 기록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