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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우리가 주목할 트렌드

2021.01.06 3min 3sec

전혀 예상치 못했던 2020년을 보낸 우리. 한 해 동안 우리가 가진 욕망의 방향도, 트렌드의 속도도 달라졌습니다. 달라진 것은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2021년은 우리에게 중요한 해가 될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2021년 어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게 될 것이며, 어떤 트렌드에 주목해야 할까요?


2021년 우리가 주목할 트렌드


Safety First: 불안이 만든 새로운 기회
코로나19, 독감 등의 확산이 계속되자 몇몇 신용카드 회사에서는 항균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기존 신용카드를 항균 소재로 코팅한 것인데 요즘 우리가 가진 바이러스에 대한 불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입니다. 건설사들은 새로운 아파트를 지으며 로비나 현관, 엘리베이터에 전신 살균기, 에어샤워 기능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집 안과 밖을 분리시키고 오염 물질이나 바이러스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방역의 의미를 더한 거죠. 이렇게 되면 집 안은 확실한 청정 구역이 될 것입니다. 거주자의 쾌적한 삶과 안전은 건설사들이 아파트 분양에서 강조하는 새로운 마케팅 포인트가 됐습니다. 이는 가전업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팬데믹 특수로 공기청정기와 의류관리기가 더 잘 팔렸습니다. 이처럼 팬데믹 시대에 홈 세이프티(Home Safety)는 중요한 화두입니다. 패션에서도 안티 바이러스(anti-virus)가 더욱 각광받고 있습니다. 과거 미세먼지나 황사 등으로부터 우릴 지켜주는 방오(오염 방지) 소재가 적용되고, 기능성 소재를 통한 보호 등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처럼 강력하진 못했습니다. 전에는 선택이었다면 이젠 필수가 돼버린 것입니다. 의식주 모든 영역에서 안전에 대한 욕망이 커졌고, Safety First가 중요한 트렌드로 소비와 마케팅 전반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이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Local & Metaverse: 공간의 새로운 중심이 되는 두 가지 욕망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더 높아진 욕망의 공간이 로컬(Local), 그리고 메타버스(Metaverse, 가상세계: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Meta’+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입니다. 팬데믹은 상업·문화 등이 대도시 중심으로 전개됐던 기존과 다르게 로컬과 메타버스를 새로운 주류로 부상시켰습니다.
수년째 한국 사회에서 '로컬'은 트렌디한 키워드였습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삶의 공간으로서 로컬을 주목한 게 아닙니다. 서울 사람이 제주도에 가서 카페나 게스트하우스를 차리고, 서울 외곽의 허름한 건물을 재생시켜 카페를 여는 식으로 ‘핫플레이스’를 로컬의 공간으로 옮겨온 느낌이었죠. 그동안 로컬이란 이미지를 소비 이슈로 주목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결국 판타지 같던 로컬의 한계는 드러났고, 소비로서의 로컬 이슈는 시들해져 갔습니다. 그런데 팬데믹이 로컬의 새로운 부활을 이끌고 있습니다. 지역 간 이동의 감소와 원격, 재택 근무의 확산은 사람들이 대도시에 집중하는 대신 로컬에 주목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습니다. 팬데믹이 새로운 가능성을 촉진시킨 겁니다. 대도시와 해외로 쏠린 관심, 욕망을 로컬에서 잡는다면 지자체와 지역으로선 팬데믹의 위기를 오히려 기회 삼을 수 있습니다.
또한 팬데믹은 VR(Virtual Reality·가상현실)과 AR(Augmented Reality·증강현실) 산업의 속도도 빠르게 올려놨습니다. 다수 인원의 모임을 자제해야 하니 이제 컨벤션도 가상공간에서 벌어집니다. 이는 고글을 끼고 가상현실에서 진행하는 기업 회의 등 여러 분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개최한 스마트건설기술 시연회에서 현장의 시공계획을 가상환경에서 검토할 수 있는 VR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가상공간에서 활동하는 걸그룹을 데뷔시키고, 3D 아바타를 통한 메타버스 구현에 투자합니다. 메타버스에서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 이들은 더 많아질 것이고, 그 공간은 기업의 새로운 격전지가 될 것입니다. 글로벌 IT기업들이 가상현실, 증강현실에 투자해 왔던 것도 궁극엔 메타버스를 통한 소셜 플랫폼 비즈니스 때문입니다. 메타버스는 늘 미래였지만, 팬데믹 효과로 좀더 현실에 빨리 다가왔습니다.


2021년 우리가 주목할 트렌드


다시, 계속 서스테이너블 라이프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은 ‘환경 파괴 없이 지속 가능한’ ‘오랫동안 지속 가능한’의 의미를 가진 말입니다. 서스테이너블 라이프가 우리의 일상과 소비의 중요 요소이자, 삶의 관점이자 태도가 됐고, 비즈니스에서도 ESG(Environment: 환경, Social: 사회, Governance: 지배구조)는 필수 경쟁력이 됐습니다. 변화의 이유는 바로 공존 때문입니다. 사람의 공존에서 나아가 사람과 자연의 공존도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전염병의 실체가 생태계 파괴, 기후 위기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많은 이들이 알게 된 요즘은 서스테이너블 라이프가 더더욱 중요해졌습니다.
팬데믹은 우리에게 슬로라이프를 경험시켰습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더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위한 방향으로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고 있죠. 동물복지(동물이 배고픔이나 질병 등에 시달리지 않고 청결한 환경에서 행복하게 살도록 하는 것) 계란은 까다로운 사육 방식으로 일반 계란보다 2~3배 정도 비싸지만 더 많이 판매됩니다. 동물복지 돼지고기, 닭고기도 2020년엔 판매가 급증했습니다. 대기업 유통에서는 포장 제로를 시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의 욕망의 변화는 소비만 바꾸는 게 아니라 기업도 바꿉니다. 제로 웨이스트는 환경운동이 아니라 이젠 라이프스타일이자 비즈니스가 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 번 바뀐 욕망은 쉽게 다시 되돌아가지 않습니다. 서스테이너블 라이프는 2021년 역대 최고의 확산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왜 위기의 시대에 ‘RE’가 뜰까?
위기를 겪을 때면 우린 ‘RE’를 더 찾습니다. ‘RE’란 투자 대비 효과의 안전을 위해 새로운 시도보단 검증된 것을 확대하는 전략을 말합니다. 비즈니스에서 ‘RE’ 전략으로 위기에 대응하기도 하고, 개인도 극복의 에너지를 위해 ‘RE’에서 동기부여와 자기계발의 방향을 찾기도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초래한 역대급 위기를 겪은 개인과 기업 모두 2021년 더더욱 ‘RE’를 갈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콘텐츠와 마케팅에서 Remake(과거의 것의 새로운 버전), Reboot(시리즈의 연속성을 버리고 다시 시작), Remaster(음질 향상 위해 재생산), Revival(재공연)을 비롯, Retro(Retrospect: 회상), Reproduction(복제)이 더 활발해집니다. 상업적 성공이 검증된 것을 계속 복제하고 복원시켜 더 파는 것인데, 2020년 트로트가 잘 팔린다 싶으니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 방송 가릴 것 없이 트로트 홍수인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마케팅 코드로서의 Recycle(재활용), Resale(재판매), 비즈니스 코드로서의 Resell(전매), 경영 전략으로서의 Renewable Energy(재생에너지),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서 Restructuring(재구조화), Replacement Market(대체구매시장) 등도 주목해야 합니다.

2021년은 분명 관망이 아닌 행동의 해입니다. 위기인 만큼 기회도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트렌드는 암기 과목이 아니라 실험 과목입니다. 즉 트렌드 이슈를 외우기만 할 게 아니라 자신의 업무와 라이프스타일에 적용해 보고, 자신에게 맞는 답을 좀 더 구체적으로 고민해 보길 바랍니다. 그것이 우리가 트렌드에 끌려다니지 않고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글=김용섭 <라이프 트렌드 2021: Fight or Flight>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