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30일 고양 어울림누리 별무리경기장에서 실시된 서해선 대곡~소사 복선전철 개통식. 이날 행사에는 현대건설 대곡~소사 복선전철 민간투자시설사업단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
글= 이영주 / 영상 편집=이슬기 / 인포그래픽=원혜연
■ 부천과 고양을 잇는 84개월의 대장정
현대건설이 시공한 서해선 대곡~소사 복선전철이 지난 6월 30일 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어울림누리 별무리경기장에서 개통식을 가졌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정관계 인사 5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현대건설 윤영준 사장은 시공사 대표로 참석했습니다.
서해선 대곡~소사 복선전철 민간투자시설사업은 경기 고양시 대곡역에서 부천시 소사역을 잇는 총 연장 18.3km의 복선전철과 관련 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총 사업비는 1조 5557억원입니다. 이 사업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2016년 6월 착공됐으며, 민간이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가 시설을 임대하는 방식인 임대형 민자사업(BTL, Build-Transfer-Lease)으로 추진됐습니다. 개통된 운행노선은 경의중앙선과 지하철 3호선으로 환승이 가능한 대곡역부터, 능곡‧김포공항‧원종‧부천종합운동장, 소사까지 총 6개 역입니다. 열차의 운영 및 차량 유지관리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철도시설관리는 서부광역철도(주)가 20년간 맡게 됩니다.
■ 쉴드TBM 도입으로 한강 하저구간 난공사도 거뜬
대곡~소사 복선전철 건설공사는 현대건설을 포함한 13개 건설사가 시공에 참여했으며, 5개 공구 중 난구간이라고 알려진 1․2․5공구를 현대건설이 담당했습니다.
[ 1공구는 경의중앙선과 인근 KTX 차량기지 등 다양한 열차가 운영 중인 점을 고려하여 주변 영향을 최소화 한 단계별 시공과 비개착 공법이 적용됐습니다 ]
1공구는 대곡역과 능곡역을 포함한 4.22km 구간으로, 경의중앙선과 인접하고 KTX 고양 차량기지 하부를 지나는 등 까다로운 여건의 현장이었습니다. 현대건설은 기존 운행노선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단계별 시공과 기존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비개착 공법(Non-Open Cut Construction Method)*을 적용하여 주변 영향을 최소화한 가운데 공사를 완료했습니다.
*비개착공법: 노면을 개착하지 않고 지중작업으로 구조물을 형성한 후 외벽 역할을 할 강관을 삽입해 내부를 굴착하는 터널 시공 방식. 터널 상부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공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프로젝트 최대 난구간으로 꼽히는 한강 밑을 관통하는 2공구는 토압식 쉴드 TBM 공법을 적용해 안전하게 시공했습니다 ]
한강 밑을 관통하는 2공구도 현대건설의 기술력으로 완공됐습니다. 현대건설은 누수 위험이 높은 한강 하저 외에도 복합지층의 자유로, 방화 차량기지 등 다양한 지층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 계측장비 시스템을 도입, 시공의 정밀도를 높였습니다. 또한 연약지반과 암반터널에 적합한 ‘토압식(Earth Pressure Balanced, EPB) 쉴드 TBM 공법’으로 품질과 안전을 동시에 확보했습니다.
최근 기계식 터널공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TBM(Tunnel Boring Machine)은 소음과 진동 발생을 최소화해야 하는 도심지나 화약 발파 작업이 불가능한 지역, 즉 지반이 약한 하저‧해저 터널을 시공할 때 주로 사용됩니다. 특히 대곡~소사 복선전철 2공구에 사용한 토압식 쉴드 TBM은 쉴드(Shield)라는 원형 통 안에서 모든 작업이 자동으로 이뤄지며, 굴착된 토사를 넣어 지반의 압력을 견디는 공법입니다. 그리고 터널 벽면에 세그먼트(Segment)라 불리는 콘크리트 블록을 설치하여 내벽을 안정적으로 만들고 변형을 최소화하죠.
2공구 노선은 연‧경암, 풍화암 등 복합지층을 통과하기 때문에 TBM 장비 마모가 비정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어려운 구간이었습니다. 현대건설은 연약지층 구간에서는 시멘트를 고압으로 분사하는 그라우팅 공법을 진행해 지반을 보강하고 작업자의 안전성까지 확보했습니다. 또한, 현대건설이 독자 개발한 TBM 통합운전 관리 시스템*을 시범운영해 장비 손상을 최소화하고 굴진 속도를 최대로 끌어올렸죠. 이밖에도 복선터널 대신 상․하행선을 단선 병렬로 계획해 시공의 안전성을 높이고 운영시 환기나 방재효과까지 고려했습니다.
*TBM 통합운전 관리 시스템(TADAS·TBM Advanced Driving Assistance System):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여 지반 환경에 따른 커터헤드 회전속도, 굴진 추진력 등을 최적으로 제안해주는 TBM 공법.
[ 현대건설이 지난 2월부터 굴진을 시작한 ‘고속국도 제400호선 김포~파주간 건설공사 제2공구’의 쉴드 TBM 내부. 현대건설은 직경 14m, 길이 125m, 무게 3,200톤에 달하는 국내 최대 구경 TBM으로 국내 최초의 하저 도로터널을 시공 중입니다 ]
TBM은 기술력과 함께 노련한 운영 노하우가 필요한 공법으로, 다년간의 시공경험으로 다져진 자신감이 없이는 쉽사리 도전하기 힘든 작업입니다. 현대건설은 1989년 착공된 ‘남산 1호터널 쌍굴’에 국내 최초로 TBM 공법을 사용한 이래 국내외 26개 터널을 TBM으로 시공하며 그 저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대곡∼소사 복선전철에는 직경 8.1m, 총 연장 100m의 독일 헤렌크네히트(Herrenknecht)의 TBM이 사용됐으며, 최근에는 ‘김포-파주 고속도로 2공구 건설공사’에도 국내 최대 구경인 직경 14m, 총 중량 3,200톤에 이르는 초대형 TBM을 사용해 한강 하저도로터널을 시공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어떨까요? 싱가포르의 ‘남북 전력구 터널 NS3 공사’에서는 각종 업무 시설이 밀집된 도심에서 직경 7m의 TBM 3대를 가동하면서도 타 공구에 비해 149%나 높은 가동률을 발휘해 발주처의 무한한 신임을 얻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현대건설은 첨단 Io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제어 및 모니터링 기술을 자체적으로 개발‧적용함으로써 터널 시공에 정밀함을 더하고 있습니다.
[ 5공구 신설 역사인 부천종합운동장역은 지하철 7호선 환승객의 편의를 고려해 시공했습니다 ]
대곡∼소사 복선전철의 마지막 구간에 해당하는 5공구는 부천시 여월동을 기점으로 부천종합운동장을 지나 소사역과 연결되는 총 2.879km 구간입니다. 현대건설은 부천 지역을 관통하는 터널 공사 외에도 부천종합운동장역의 건축공사도 담당했습니다. 서해선 부천종합운동장역은 지하철 7호선과 연결된 부천과 강남을 잇는 주요 환승역입니다. 때문에 이용객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한 공간 활용에 주목할 만한데요, 향후 개통될 GTX와의 연결까지 염두에 둔 시설이 눈길을 끕니다.
대곡∼소사 복선전철의 5공구 마지막 지점은 2018년에 1차 개통한 서해선인 소사∼원시 구간과 연결됩니다. 현대건설은 2011년부터 착공된 소사∼원시 복선전철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는데요, 총 4개 공구 가운데 대곡∼소사 복선전철과 이어지는 1‧2공구 시공을 맡았습니다. 덕분에 현대건설은 소사역을 기점으로 한 서해선 골드라인 연결을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2011년부터 착공한 소사∼원시 구간과 2016년 착공한 대곡~소사 구간, 다시 말해 현대건설이 담당한 서해선 1‧2차 개통구간 공사 모두를 중대재해 없이 마무리하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 서해선 골드라인 완성으로 서해안 시대 초석 다져
[ 대곡∼소사 복선전철은 고양시 대곡역부터 부천시 소사역까지 6개역을 지납니다. 기존 현대건설이 시공에 참여한 소사∼원시 복선전철과 연결되어 안산부터 경기 북부를 잇는 수도권 서부라인이 완성됐습니다 ]
대곡~소사 복선전철의 개통으로 고양, 김포, 부천 등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출퇴근길은 한결 빨라질 전망입니다. 대곡역부터 김포공항역까지 통행시간은 기존 40분에서 9분으로 단축되고, 대곡역에서 소사역까지는 기존 67분에서 19분으로 48분이나 줄어들었습니다. ‘소사~원시’ 복선전철과 도심 지하철의 연결을 생각하면 수도권과 서부라인을 잇는 교통 파급력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길은 교류를 만들고, 교류는 더 나은 미래로 이어집니다. 현대건설은 1974년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인 서울지하철 1호선을 시작으로 숱한 도심과 광역 지하철, 철도 등을 시공하며 국가 균형발전에 기여해왔습니다. 경부․호남 고속철도를 통해서는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으로 만들기도 했죠. 대곡에서 원시까지 이어진 서해선은 향후 충청까지 연결되어 서부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입니다. 현대건설의 토목기술이 빛난 대곡~소사 복선전철의 개통이 대한민국 서해안 시대를 여는 트리거(trigger)로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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