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정조대왕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 잔치를 위해 창덕궁에서 수원 화성행궁(46km)까지 이틀에 걸쳐 이동했다고 합니다. 요즘엔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1시간 반이면 가뿐하게 도착할 수 있는 거리죠. 획기적인 교통 인프라의 발달로 우리 삶은 더욱 편리하고, 광범위해졌습니다. 그중에서도 지하철과 철도는 땅 밑과 지상에 깔린 선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도로 사정에 따라 시시때때로 변하는 교통 정체에 자유로운 것이 최고의 장점입니다. 현대건설은 국내외에서 110여 개 지하철·철도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지역 간의 경계를 허물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 왔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인 서울지하철 1호선부터 중남미 파나마의 중심지를 가로지르는 ‘파나마 메트로 3호선’까지! 50여 년간 이어온 현대건설의 ‘철로역정’을 소개합니다!

글=이희정 / 인포그래픽=강은비

1974년, 국내 지하철의 시작과 함께 한 현대건설 

우리나라에 지하철이 처음 등장한 건 1974년(서울지하철 1호선)입니다. 서울시는 당시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던 도로만으로는 급격히 늘어나는 이용자들을 감당할 수 없어지자 지하철 건설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현대건설은 가장 규모가 크고 까다로웠던 서울지하철 1호선 7공구(1974)를 맡아 성공적으로 준공했는데요. 이를 시작으로 서울지하철 2호선 1-6공구(1980), 3호선 327공구(1984)를 비롯해 서울지하철 1~9호선의 13개 프로젝트에 참여했습니다. 또한 지방 주요 도시에 들어선 지하철 건설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현대건설은 부산지하철 1호선(1984)을 비롯해 경기·대구·광주·부산 등의 지하철 건설에 참여, 도심 교통난 해소와 지역 균형 발전의 기반을 다지는데 일조했습니다.

장거리 운송의 대표주자, 철도! 종횡무진 국토 대장정 프로젝트 

가까운 지역을 잇는 교통수단이 지하철(전철)이라면 ‘철도’는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이어주는 대표적인 장거리 운송 수단이죠. 광복 이후 1946년 선보인 특별급행열차 ‘조선해방자호’는 서울~부산까지 14시간이 걸렸다고 하는데요. 요즘은 서울역에서 KTX를 타면 2시간 40분이면 충분합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반나절’ 생활권이 열린 것은 ‘경부고속철도’가 개통하면서부터였습니다. 1980년대 후반, 정부는 고속도로 확장에도 불구하고 교통·물류난이 해결되지 않자 경부고속철도를 건설할 밑그림을 그렸습니다. 국가 사업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이 프로젝트에서 현대건설은 2-2공구, 9-2공구, 14-2공구 등 총 6개 공사에 참여해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이를 기점으로 현대건설은 전국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잇는 다양한 철도 공사에 참여했는데요. 호남권(호남고속철도 등), 영남권(포항~삼척 철도건설 등), 강원권(도담~영천 복선철사업 등) 등 국토를 종횡하는 총 64개 프로젝트가 현대건설의 기술력과 노하우로 완성됐습니다.

해외에서도 현대건설이 지은 지하철/철도가 있다?! 

국내에서 차곡차곡 실력을 쌓아온 현대건설은 80년대 초 해외 시장에 첫 진출한 이래 세계 곳곳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1982년 이라크 최초로 건설된 고속 철도공사인 이라크 북부고속철도(Kirkuk-Baiji- Haditha Railway Project)을 포함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베트남 등 7개국 14건의 공사를 따내는 데 성공했는데요. 현재는 필리핀 남북철도 제1공구,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의 공사를 진행 중입니다. 그중에서도 2020년에 수주한 파나마 메트로 3호선은 파나마에서 추진된 인프라 공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이자 현대건설이 남미 철도 시장에 첫 진출한 의미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당시 현대건설은 국내외 대형 지하철 공사 수행 경험과 기술력, 공사기간 준수 능력 등을 높이 평가받아 25억 달러(수주 당시 3조3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이 공사를 따냈는데요. 현재 현장의 공정률은 20%(2025년 8월 준공 예정)로,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