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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카타르 국립박물관 신축공사 현장’ 중동의 새로운 아이콘, 현대건설의 기술로 탄생하다

2021.04.22 3min 8sec

카타르 수도 도하의 중심지 코니시(Corniche) 로드. 마천루가 밀집해 있는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가다 보면 4만6596㎡ 규모의 한 건축물에 시선이 빼앗깁니다. 이곳은 현대건설이 준공한 카타르 국립박물관입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이 사막의 장미(Desert Rose)를 모티브로 설계하고 현대건설이 시공한 이 프로젝트는 ‘금세기 최고의 걸작’으로 불리며 2019년 3월 27일 화려하게 개관했습니다.


글=박현희



카타르 국립박물관 신축공사 현장 일러스트


2019년 3월 27일, 카타르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탄생했습니다. 카타르 수도 도하 중심부에 ‘카타르 국립박물관(NMoQ·National Museum of Qatar)’이 개관한 것. 건물은 직선, 직각이 거의 없는 기하학적인 형태로 건축계 스타 장 누벨이  ‘사막의 장미(Desert Rose)’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습니다. 사막 장미는 모래와 미네랄이 엉켜 장미 모양의 결정체로 굳어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드물게 발생해 ‘행운의 상징’으로도 알려졌죠.


카타르 정부는 개관을 자축하며 당시에 성대한 행사를 열었습니다. 개관식에는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 알 마야사 빈트 하마드 빈 알 타니 카타르 박물관청장을 비롯한 주요 정부 인사와 배우 조니 뎁, 가수 빅토리아 베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습니다. 위대한 건축물을 탄생시킨 현대건설 카타르 국립박물관 현장 직원들도 함께했죠. 이상복 현장소장은 “성대하게 진행된 왕실 행사에 초대돼 영광”이라며 “세계적인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카타르 국립박물관을 우리 회사의 기술력으로 완성시켜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카타르 정부는 개관을 자축하며 당시에 성대한 행사를 열었습니다.


카타르 국립박물관 신축공사는 전 국왕의 생가이자 올드 팰리스(Old Palace)라고 불리는 약 13만5000㎡ 부지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4만6596㎡ 규모의 박물관을 건립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발주처는 카타르 박물관청으로 현대건설은 라스라판 C IWPP 프로젝트, 루사일 고속도로 건설공사, 하마드 메디컬시티 2단계 공사 등 그동안 탄탄하게 쌓아온 포트폴리오와 우수한 기술력을 토대로 2011년 9월 4억3400만 달러(약 4700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를 수주했습니다. 같은 해 11월 착공한 현장은 ▶2013년 4월 터파기 ▶6월 골조 공사 ▶2014년 7월 철골 공사 ▶2016년 11월 SSS(Secondary Steel Structure) 공사 ▶2017년 9월 섬유 보강 콘크리트(FRC) 패널 작업 ▶10월 인테리어 공사 ▶2019년 3월 준공 및 개관식 등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세계 최초로 건축 전 과정에 3D BIM 도입
카타르는 주요 인프라 구축 시 외형 요소보다는 창의적 예술성, 디자인 등 질적 경쟁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인지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일반적인 건축물과는 그 모습이 확연히 다릅니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곡선으로 이뤄진 건물 외관입니다. 316개에 달하는 원형판(Disk)이 뒤섞이고 맞물리며 만들어낸 독특한 형태죠.


카타르 국립박물관 신축공사 현장


현장은 철골로 사막 장미 모양의 구조체를 세운 뒤 7만6000여 장의 섬유 보강 콘크리트(FRC·Fiber Reinforced Concrete) 패널을 원형판에 끼워 맞췄습니다. 꽃잎 하나를 완성하는데 4개월 이상 소요될 만큼 정교한 기술을 요구하는 작업이었죠. 현장 관계자는 “FRC 패널을 조립하는 일은 마치 복잡한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았다”면서 “섞여서 헷갈리지 않도록 패널마다 바코드를 부착했고 바코드를 찍으면 몇 번 원형판에 어느 부분인지 추적·관리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비정형 건축물을 짓는 프로젝트인 만큼 첨단 공법도 적용됐습니다. 세계 최초로 3차원 빌딩정보시스템(3D BIM·3 Dimension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건축 전 과정에 도입한 것이죠. 현장 직원들은 3차원으로 그려진 건물 모형을 통해 설계 도면의 오류를 미리 파악하고 실제 시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했습니다. 또 시공 오차를 줄이고자 본 공사 전 실제 건축물을 3분의 1 크기로 축소한 사전건축물(Mock-up)을 제작한 뒤 각종 품질 검사를 실시했죠. 덕분에 현장은 기술적·구조적 문제를 미리 타개할 수 있었습니다.


비정형 건축물 성공적으로 준공!
역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그야말로 험난했습니다. 공사 초기 현장 차수벽 중 일부가 미완성된 채로 발주돼 해수가 유입되는가 하면, 협력사들이 기술적 어려움을 토로하며 공사를 포기하는 등 시급한 상황들이 여러 차례 발생했습니다. 발주처의 지속적인 설계 변경, 여름철에는 50도를 웃도는 날씨 등도 원활한 공사 진행을 방해하는 요소였습니다.


카타르 국립박물관 신축공사 현장 공사 모습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 등 다국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진행하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현장은 안전보건 관련 표지 등을 다국적 언어로 번역해 게시하고, 안전작업 지시에 있어 가장 큰 몫을 담당하는 HSE 직원을 인도인, 방글라데시인으로 고루 배치했습니다. 안전교육 영상자료 역시 근로자의 모국어로 제작해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해결했습니다. 철저한 안전관리 덕분에 현장은 무재해 2000만 시간을 달성했습니다.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카타르 정부가 오랜 시간 심혈을 기울여 온 문화 프로젝트로, 박물관 내부는 총 12개의 전시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전시장마다 카타르의 사막, 바다, 오일&가스 등과 같은 테마를 갖고 있으며 건물 내벽에는 화려한 영상물들이 상영될 계획입니다. 현장 직원들은 “시공이 까다로운 비정형 건축물을 완벽하게 준공해 발주처의 신임을 얻었다”며 “이 포트폴리오를 통해 향후 카타르에서 발주되는 사회 기반시설, 의료·교육 인프라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시공 자체가 위대한 도전’이라 불렸던 카타르 국립박물관. 이번 준공으로 현대건설에 불가능이란 없음을 다시 한번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스타 건축가 장 누벨’이 창작한 최고의 작품
National Museum of Qatar


장 누벨 사진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은 전통적인 한계를 벗어나 혁신적인 건축을 시도하는 거장으로 꼽힙니다. 장 누벨은 2008년 건축 분야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Pritzker Architecture Prize)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프랑스 아랍문화원(1987), 프랑스 카르티에재단(1994), 스페인 아그바타워(2004), 카타르 도하타워(2012), 프랑스 필하모니(2015), 두바이 루브르박물관(2017) 등이 있죠. 우리나라에는 한남동 리움미술관, 성수동 갤러리아 포레의 실내디자인 등으로 언론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사막의 장미’를 디자인 모티브로 삼은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장 누벨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잘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그는 “카타르의 원시적 자연, 바다에 접한 사막 지형의 특성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프로젝트가 완성되기까지 공사 기간만 7년6개월이 걸렸는데요. 공사가 3~4년가량 진행됐을 때 현장을 방문한 장 누벨도 크게 놀랐다는 후문입니다. 그는 개관식을 앞두고 낸 발표문에서 “엄청나게 어려운 시공 과정을 거친 만큼 ‘유토피아적인 건물’임을 자신한다”면서 “카타르 국립박물관은 3차원에서 전시물을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건물”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장 누벨의 창의력과 현대건설의 기술력이 만들어낸 카타르 국립박물관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