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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기술] 천의 얼굴 드론으로 세상을 바꾸다

2021.01.28 2min 41sec

미래기술 ‘윙’ 소리를 내며 머리 위를 나는 드론을 자주 목격할 만큼 드론 자격증을 취득하는 일반인이 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드론 산업에 주목할 만큼 드론을 활용한 다양한 아이디어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죠.


천의 얼굴 드론으로 세상을 바꾸다


아프리카 가나는 지난해부터 미국 업체 집라인(Zipline)을 통해 의약품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최근 가나 보건부는 드론(무인 비행체)을 이용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의 생체 시료를 병원으로 배송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드론 상용화도 날개를 달았습니다. 20억 명이 넘는 세계 인구가 집에 머물면서 드론의 유용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각국은 드론을 이용해 방역에 나서고 격리된 가정과 병원에 생활물품과 의약품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맥킨지,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기관들은 전 세계 드론 시장 규모가 2019년 114억 달러에서 2025년 202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아프리카 이어 미국서도 의료 드론 택배 시작
미국의 드론 업체 집라인은 2016년부터 아프리카 르완다에서 수혈용 혈액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는 세계 최초 상용 드론 택배로 고정형 날개를 가진 드론이 2㎏의 혈액 상자를 싣고 날아가 병원 근처에서 낙하산에 매달아 떨어뜨리는 시스템입니다. 이전에는 혈액 공급을 자동차로 받아 지방 병원에서 수도의 혈액센터까지 서너 시간이 소요됐지만, 드론은 단 15분으로 배송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이 덕분에 의사들은 환자를 살릴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천의 얼굴 드론으로 세상을 바꾸다

[ 미국 집라인의 고정익 드론이 의약품을 실은 상자를 낙하산으로 투하하는 모습. 아프리카 르완다, 가나에 이어 미국에서도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집라인은 미국에서도 의약품 드론 배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연방항공국(FAA)의 허가를 받아 올가을부터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의료 배송 시범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드론의 의약품 배송은 사람 개입을 최소화해 감염 문제를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코로나와 같이 새로운 감염병이 창궐할 때 특히 유용합니다. 또한 의약품을 신속하게 배송해 비응급 환자들이 대형 병원으로 몰리는 상황도 막을 수 있고, 혈액이나 의약품 낭비도 줄일 수 있습니다. 집라인의 켈러 리나우도 대표는 최근 스펙트럼지와의 인터뷰에서 “드론을 이용한 중앙집중식 의료 배송은 르완다에서 폐기되는 혈액을 크게 줄였다”고 밝혔습니다. 몇 개월 내 미국에 의료 물류센터를 가동할 계획을 밝힌 집라인은 물류센터 하나가 1000만 명이 필요한 의료 물품을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리나우도 대표는 “18개월 이내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의료 드론 택배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중국에선 드론으로 소독, 진단 시료 택배까지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시작된 중국은 코로나 전쟁에서 이미 드론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소독약 살포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침방울을 통해 감염되는데, 환자를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침방울이 묻은 표면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습니다. 소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합니다. 중국 농업용 드론 업체인 XAG는 드론 제작업체 DJI 등과 드론을 이용해 바이러스 소독약을 공중 살포했습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소독약 공중 살포는 사람이 하는 것보다 효율이 50배나 높다고 합니다.


천의 얼굴 드론으로 세상을 바꾸다

[ 중국 방역 요원들이 XAG의 드론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소독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


중국에서는 진단 시료를 드론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도 시작됐습니다. 지난 2월 저장성 신창현의 병원에서 환자 시료를 담은 드론이 이륙해 3㎞ 떨어진 질병통제센터로 날아갔습니다. 육로를 이용하면 20분 걸릴 배송이 단 6분으로 줄었습니다. 중국민용항공국(CACC)은 진단 시료 운송을 위해 드론 비행경로를 허가했고, 하루에 20회 이상 진단 시료를 배송했다고 밝혔습니다. 드론은 코로나로 오가지 못하게 된 주민들에게 생활용품도 배송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은 지난 16일 보고서에서 “중국의 드론 실험은 다른 나라들의 보건 위기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데 하나의 모델이 될 것”이라며 “특히 공공과 민간 보건 체계가 드론 기술로 융합해 미래의 감염병 대유행을 막을 수 있다는 교훈을 준다”고 분석했습니다.


군사용에서 시작해 농업, 건설로 시장 확대
드론은 원래 군대에서 정찰용으로 개발됐습니다. 카메라로 지상을 근접 촬영하던 기술이 이제는 민간에서도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상용 드론 시장은 농수산업 등  1차 산업 부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중국 DJI는 2015년에 파종(播種)과 농약 살포가 가능한 드론을 출시했습니다. 2017년 영국에서는 세계 최초로 드론과 로봇 트랙터만으로 보리농사를 짓는 데 성공했습니다.


천의 얼굴 드론으로 세상을 바꾸다

[ 플랜트 건설 현장에서 드론으로 현장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


건설 산업에서도 드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건설 현장에서 공사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데 드론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일례로 현대건설은 지난해부터 KT㈜, 현대로템㈜, 헬셀㈜ 및 PIX4D(스위스)와 공동으로 항공 드론(UAV) 및 지상용 드론(UGV)과 5세대(5G) 통신기술을 이용한 스마트 건설현장 관리기술의 시범적용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드론이 건설현장을 촬영해 5G 통신망으로 관제센터에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현대건설은 바다를 가로지르는 교량이나 초고층 빌딩, 석유화학 플랜트 등의 대규모 건설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현안에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해가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또한 현황측량에도 드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Leica Geosystems(스위스), PIX4D(스위스), 헬셀㈜과 함께 현장의 지형을 데이터로 수집·스캐닝 하는 것이죠. 이후 BIM 프로그램을 최대한 활용해 지형, 재료 등을 고려한 3D 도면을 제작하여 공사 중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합니다.
활용분야를 넓혀가는 드론은 건설산업의 스마트화 뿐만 아니라 운송, 인프라 분야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항공기, 인공위성 위협하는 드론
드론은 최근 자동차와[ 항공기, 인공위성까지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했습니다. 중국 업체 이항은 2018년 드론 택시 ‘이항184’의 자율 비행 시험 영상을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프로펠러 8개를 단 드론이 조종사 없이 탑승객만 태우고 300m 높이에서 시속 130㎞까지 속도를 내며 15㎞를 안전하게 비행했습니다. 올해부터 드론 택시 양산에 들어가 2023년에는 광저우에서 에어택시로 상용화한다는 계획입니다.


천의 얼굴 드론으로 세상을 바꾸다

[ 중국 드론업체 이항의 드론 택시. 2018년 조종사 없이 탑승객만 태우고 15㎞ 시험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


미국 우주항공업체 보잉의 자회사인 오로라 플라이트 사이언스는 성층권을 비행하는 태양광 드론 ‘오디세우스’를 개발했습니다. 대기 연구에 먼저 활용될 태양광 드론은 기능이 인공위성과 비슷하면서도 제작과 발사 비용은 위성의 8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상에서 우주까지 드론의 무대가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글=이영완 <조선일보> 과학전문기자 / 사진=각 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