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해 높이 뻗은 초고층 건물은 눈에 잘 띄는 만큼 그 지역의 랜드마크가 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높이가 200m 이상이거나 50층 이상인 건축물을 ‘초고층 건물’이라고 정의하는데요. 국내 초고층 건물이 흔하지 않은 이유는 고도(高度) 제한이라는 정책도 있지만, 높이만큼 수준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올해 초에는 서울시가 50여 년 만에 신축 건물 높이를 제한하는 규제를 전면 개편하면서 그 기준이 완화됐습니다. 5년 연속 도시 정비 신규 수주 1위를 지켜낸 현대건설은 규제 완화에 발맞춰 ‘한강변 초고층 아파트 수주’를 올해의 주요 화두로 내세우기도 했는데요.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을 수주한 기세를 모아 초고층 랜드마크를 적극적으로 제안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현대건설이 시공한 초고층 빌딩을 올려다보면, 높이는 물론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유려한 디자인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어떤 건물이 있는지 현대건설의 스카이라인을 따라가 볼까요?
카타르를 날아오르는 거대한 날개, 루사일 플라자 타워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주목받은 카타르는 2023년, 루사일 경기장 인근에 거대한 복합 건물이 들어서며 또다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었습니다. 최고 70층 높이의 건물 4개로 구성된 루사일 플라자타워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현대건설은 70층, 308m의 2개 동 플롯 3, 플롯 4 타워 공사를 진행했습니다. 우뚝 솟은 두 개의 거대한 날개가 정말 멋집니다.
이렇게 멋있는 외관은 위로 올라가면서 좁아지고 넓어지기도 하는 독특한 곡선 형태로 모든 층의 면적이 달라 매우 고난이도의 공사였습니다. 현대건설은 3차원빌딩정보시스템(BIM, Building Information Modelling)을 이용해 설계 초반부터 3D로 진행하여 오차 범위를 줄였고, 무엇보다 300m가 넘는 두 플롯이 바람에 잘 견딜 수 있도록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힘썼는데요. 현대건설은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풍동실험실에서 1/500 비율로 축소된 모형을 대상으로 풍력 실험과 풍압 실험 등을 진행하며 내풍 설계의 내공을 다졌습니다.
높고 멋진 외관을 비롯해 루사일 플라자 타워에는 현대건설의 기술력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건물을 감싸고 있는 돌출 프로파일은 태양에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는데요. 외부 전망과 빛은 보존해 주고 뜨거운 태양은 가려주어 사막의 날씨를 이겨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앙 집중식 열 관리, 고압 순환수 시스템, 수요 제어 환기, LED 조명 자동 제어 기능 등은 에너지를 줄이기 위한 현대건설의 고민이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성공적인 외장 공사에 이어 현재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호치민의 랜드마크로 우뚝, 비텍스코 파이낸셜 타워
베트남의 경제 수도라 불리는 호치민에서 눈에 확 들어오는 건물, 바로 비텍스코 파이낸셜 타워입니다. 베트남의 국화인 연꽃 봉우리를 형상화한 외관으로, 68층 262m 높이의 건물인데요. 건물의 24층까지는 볼록한 모양이다가 위로 올라가면서 점점 좁아지는 독특한 모습입니다. 38층부터 50층까지는 꼬인 형태이고, 47층의 전망대에서는 360도 조망이 가능해 호치민 시내와 사이공 강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외관만 봐도 예술성이 높은 건물인 만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공사였는데요. 베트남에서는 최초로 아웃리거(Outrigger) 공사가 시도된 건물이기도 합니다.
비텍스코 파이낸셜 타워 현장은 공사 인프라가 미흡한 호치민 시내에서 짧은 기간 내 공사를 안전하게 마무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이런 여건에서도 현대건설의 우수한 기술력과 현장 직원들의 노력으로 2010년 하노이 왕조 설립 천 년이 되는 해 10월 준공식을 마쳤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습니다.
글로벌 금융의 고지 점령, 부산국제금융센터
*SWC (Safety Working Cage): 초고층건물 외벽 마감 공사시 가설 작업대와 안전 시설물을 일체화한 구조물. 외벽에 유리를 설치하는 작업에 많이 활용된다.
부산의 대표적인 마천루, 63층 289m 높이를 자랑하는 부산국제금융센터도 현대건설의 작품입니다. 거대한 높이와 함께 5대양 6대주로 출항하는 돛단배를 형상화한 모양으로 동북아 중심 금융허브로서의 상징성을 담고 있는데요. 초고층 건물에 사용되는 고강도 콘크리트 기술력을 확보한 만큼 우수한 배합 관리로 최상의 품질을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GPS를 이용한 건물 계측관리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계측관리란 계측기를 설치하여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고 예방을 하는 것인데요. 현대건설의 GPS 계측관리 시스템은 인공위성에서 송출하는 전파 신호를 이용한 것으로, 건물의 높이나 기상 상태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측정 거리 및 각도, 기상 조건에 따라 변하는 기존 광파기의 한계를 보완하여 수백 미터 높이의 초고층 건설 현장도 밀리미터(mm) 수준의 정확도로 실시간 관리가 가능하죠.
부산국제금융센터 역시 비텍스코 파이낸셜 타워처럼 아웃리거 공법이 사용되었는데요. 27~29층과 47~49층에 걸쳐 있는 두 구간의 아웃리거 층은 초고층 건물의 전체 안전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공정이었습니다. 현대건설은 해당 공정을 공장에서 선조립 후 현장에 설치하는 방법으로 개선해, 정확도와 안전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예상 공사 기간보다 2주를 단축해 완료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부산국제금융센터는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주택금융공사 외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입주해 있는 만큼 국제금융도시의 랜드마크로 더욱 높이 성장해 갈 것입니다.
여의도의 녹색 건물,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축 회관
우리나라 금융을 이끄는 도시, 여의도에는 파크원과 국제금융센터, 63빌딩 다음으로 높은 전국경제인연합회 신축 회관이 눈길을 끕니다. 한옥의 처마 선을 모티브로 한 유선형의 독특한 외양과 함께 전통의 멋과 현대적인 아름다움을 엿볼 수 있는 이 건물에는 녹색 비밀이 담겨 있는데요. 지하 6층~지상 50층, 245.47m 규모의 이 건물은 높이는 물론, 환경적인 부분에도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건물 외벽을 자세히 보면 매끈한 일자형이 아닌 지그재그 형태가 눈에 띕니다. 바로 총 3279개의 태양광 패널이 하늘을 향해 30도 기울어져 설치되었기 때문인데요. 여기에는 '건물일체형 태양광설비(BIPV)'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축구 경기장 77%에 달하는 패널 총면적에서는 하루 2,552KWH 전력이 생산된다고 하는데요. 이는 전체 회관 전기 사용량의 4~7%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의도에 50층짜리 태양광 발전소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출처: FKI(한국경제인협회) ESG TOMORROW
태양광 패널뿐만 아니라, 신축 회관은 건물 내 사용한 물을 세정 용수로 재활용하는 중수도 시스템, 빗물 재활용 시스템, 지하 150m 깊이의 지중열을 이용해 냉난방에 활용하는 지열 시스템 등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에너지효율 1등급 인증(2013)’ 등이 이를 증명합니다. 또한 전 공정 무재해 달성이라는 성과가 높이만큼 빛을 내고 있습니다.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의 포문을 연, 하이페리온타워
2000년대가 되면서 주거용 건물도 점점 더 높아졌는데요. 그 중 대표적인 건물이 바로 목동 하이페리온타워입니다. 이 건물은 지하 6층~지상 69층, 256m 규모로 2003년 완공되어, 당시 63빌딩을 넘어 우리나라 최고층 건물이 되는데요. 이를 시작으로, 더 높은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의 전성시대가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국내 최고층’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하이페리온타워에는 지진과 강풍에 잘 견딜 수 있는 내진 및 내풍 시스템이 설치되었습니다. 보통 아파트에는 20~40MPa 강도의 콘크리트가 사용되는데, 현대건설은 여기에 50MPa의 고성능 콘크리트를 적용한 것이죠. 그 이후 현대건설은 2007년 국내 최초로 일반 콘크리트보다 10배 더 단단한 200MPa급 초고성능 콘크리트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철근 콘크리트 구조만으로 최고 270층까지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강도입니다.
최근에는 높은 압축 강도로 빠르게 굳는 조강 콘크리트로 행정안전부의 재난안전신기술까지 획득했는데요. 현대건설의 앞선 콘크리트 기술로 더 높이, 더 안전하게 거주할 수 있는 건물이 지어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높은 곳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는,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
부산의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도 지하 6층~ 지상 69층, 246.4m 높이로 부산 송도의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부산 송도 해변로에 위치하여 하늘과 바다 사이에서 쭉 뻗어 시원한 높이와 함께 탁 트인 와이드 오션뷰가 정말 멋진데요. 푸른 바다와 어우러지는 멋진 외관과 더불어 단지 곳곳에는 볼거리도 많습니다. ‘Stories of Hope’를 주제로 한 작가들의 조형물 등 다양한 미술작품이 전시돼 아파트 단지가 아닌 갤러리에 방문한 것 같은 느낌을 자아냅니다.
힐스테이트 이진베이시티는 아웃리거-벨트월(Outrigger-Beltwall)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바닷바람을 정면으로 맞는 현장의 특성 때문에 바람하중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했기 때문인데요. 벨트월은 건물에 힘이 가해질 때 단단하게 받쳐주는 허리띠로, 구조적으로 안전한 초고층 건물을 건설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합니다. 역시 정밀한 시공을 위해 오차 범위를 최소화한 GPS 계측 시스템이 적용되었습니다.
특히 이 건물에는 유공유리분말을 활용한 현대건설의 고강도 콘크리트 기술*이 적용되었습니다. 작업성과 안전성 모두 확보한 기술력이 돋보입니다.
*유공유리분말(Hollow Glass Powder) 기능성 콘크리트: 신재료 유공유리분말을 콘크리트에 첨가하면 끈적한 점성이 줄어들어 작업이 수월해지는데요. 2022년 현대건설이 세계 최초로 유공유리분말을 콘크리트에 적용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예술적 가치를 보여주는 현대건설의 높은 기술력
초고층 건물은 더 이상 높이가 전부는 아닙니다.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외관과 보이지 않는 우수한 기술이 유기적으로 이어질 때, 진정한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인정받게 됩니다. 현대건설이 진행하는 초고층 프로젝트 역시, 높이는 물론 고도의 다양한 기술력이 모여 하나의 예술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입니다.
현대건설은 계속해서 하늘과 땅 사이의 조화를 생각한 디자인, 사람과 환경을 위하는 에너지 절약 기술 등을 접목해 높이를 뛰어넘은 가치 있는 건설을 추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