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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한 그림책과 따뜻한 신년을!

2021.02.24 1min 36sec

새해가 시작됐지만, 지난해에 이어 코로나19로 당분간은 집콕 생활을 계속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죠. 새해 분위기를 내지 못해 왠지 모르게 헛헛한 마음이 든다면 귀엽고 사랑스러운 그림과 이야기로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 줄 그림책들을 만나봅시다.


『엄마는 집 같아요』  표지 이미지


『엄마는 집 같아요』

글·그림 오로레쁘띠│개암나무

엄마가 열 달 동안 소중히 품었던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 쑥쑥 자라고 첫 걸음마를 뗄 때까지,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수많은 순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 아름답게 그려낸 책입니다. 아기를 조심히 감싸 안고 걷는 엄마는 캥거루 같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청소기를 돌리는 엄마는 태풍 같고, 아기를 품에 안고 젖을 먹이는 엄마는 분수 같다는 표현 하나하나가 모두 주옥같습니다. 특히 이 책의 제목이자 처음과 마지막 장면을 잇는 ‘엄마는 집 같아요’라는 표현은 이 그림책을 관통하는 주제이자 강렬한 감동을 자아내는 킬링파트.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에게는 설렘을, 코로나 시대의 육아로 고된 하루를 이어가는 엄마에게는 추억을, 여전히 엄마 품에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엄마의 소중함을 선사할 것입니다.




『어디로 가게』 표지 이미지


어디로 가게

글·그림 모예진│문학동네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2년 연속 일러스트레이터 전시 작가로 선정된 모예진 작가의 창작 그림책. 여행자들에게 어디로든 갈 수 있는 버스표를 파는 ‘어디로 가게’의 주인, 묘묘씨의 이야기입니다. 작가 특유의 청량감 넘치는 색채와 담담한 문장이 어우러져 보는 이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묘묘씨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당장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이 솟아날 정도. 그 마음을 예상했다는 듯, 맨 마지막 장에는 날짜와 행선지가 적혀 있지 않은 ‘어디로 버스’ 승차권 한 장이 놓여 있습니다.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그날을 상상하며 읽어보세요!


『시간이 흐르면』 표지 이미지


시간이 흐르면

글 이자벨 미뇨스 마르틴스│그림 마달레나 마토소│그림책공작소

포르투갈 아동작가협회 선정 ‘최고의 어린이책’ 상을 수상한 그림책. 정직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변해가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감각적인 그림과 시적인 글로 표현해 단순하지만 깊은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했습니다. 아이들은 시각적인 즐거움과 운율을 즐길 수 있고, 어른들은 순간과 영원이라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느낄 수 있어 남녀노소 함께 읽기 좋은 책입니다. 새해 목표를 아직 생각하지 못했다면 이 책과 함께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심장도둑』 표지 이미지


심장도둑

글·그림 사이다│사계절

톡톡 튀는 발랄한 유머가 돋보이는 그림책. 어느 날 산책길에 하트 바람이 불기 시작해 마을 사람들의 심장이 ‘심쿵’하고 떨어집니다. 모두의 심장을 훔쳐간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요? 심장도둑을 찾아 빠르게 페이지를 넘길수록 세상은 하트로 가득 찹니다.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주된 하트를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시끌벅적한 소동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심장도둑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그 반전이 어찌나 감동적인지 첫 장으로 돌아가 되풀이해 읽고 싶을 정도입니다. 리드미컬한 이미지에 생동감 넘치는 스토리까지! 새해 우리 마음을 ‘심쿵’하게 할 그림책임에 틀림없습니다.


글=권나윤 칼럼니스트 / 표지=출판사 제공